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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 카인드가 무엇일까요? 영화 속에서 언급되는 외계인 근접조우에 대한 정보 분류 방식이 있는데요. 그 첫 종류(kind)가 우주선 목격, 두 번째가 외계인 흔적발견이라나요? 세 번째는 외계인과 직접 만나는 것이고 네 번째(포스 카인드 fourth kind)가 바로 외계인에게 납치되는 것을 말합니다(천문학자이자 UFO 전문가인 J. 앨런 하이넥이 1970년대에 구상한 것이라는군요). 흥미로운 얘기죠. 그런데 제목으로는 거의 스포일러나 마찬가지, 이 정도면 영화의 내용을 고스란히 공개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포스 카인드>는 이런 식의 공개가 그다지 큰 문제가 될 영화는 아니에요.

<포스 카인드>는 시작부터 무척이나 도발적인 주장을 내세웁니다. 이 영화가 사실, 실제의 사건,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일련의 사건, 인물에 관련된 기록 필름, 음성 녹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들려주겠다고요. 또한 만들어진 화면도 삽입할 터인데, 그것 역시 기존의 것들을 재연하는 수준이라는 사족까지 덧붙입니다. 이 내레이션을 읊는 건 무려 영화의 주연배우 밀라 요보비치예요. 그녀는 자신을 밀라 요보비치라고 소개하면서 위의 이야기들을 매우 진지하게 읊어 내립니다. 조금은 뜻밖의 시작. 관객은 혼란스러운 동시에 긴장하게 됩니다. “이거 진짜일까?”하고 말이죠.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흘러나오는 소문에 의하면 영화에서 언급하는 장소, 인물, 사건 등이 적절하게 조작되었다는 의혹이 있더군요. 대부분의 네티즌 수사대원들은 급조된 사이트들이 쏟아내는 정보들을 두고 영화의 마케팅 전략을 의심하고 있으니, 저 또한 그 쪽으로 혐의를 두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드러나는 기록 필름이란 것들도 그리 믿을 만하지가 않아요. 어느 정도 의심이 있는 사람, 내지는 회의주의자라면 가소로울 정도로 어설픈 부분이 있습니다.

어쩌면 <포스 카인드>가 아무 소용도 없는 거짓말로 관객의 화만 돋우는 2류 공포영화일지도 모르죠. 많은 사람들이 짜증이 치밀지만 도대체 이 설정과 이야기들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가 궁금한 나머지 98분의 시간을 억지로 버텨낼 것이고, 아마도 그 중의 몇몇은 분노에 찬 비난과 낮은 평점으로 영화를 응징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포스 카인드>가 어느 정도는 괜찮은 스릴러이자, 호러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로서는 사실인척하면서 허구를 활용하는 감독의 용기가 흥미롭더군요. 대중영화 감독에게 관객을 상대로 진실게임을 벌이는 것만큼 위험한 발상이 또 없으니까요. 애초에 무모한 도전을 벌여놓고 이렇게 차분하고 정석적으로 연출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신기한 노릇입니다. 올라턴드 오선샌미(Olatunde Osunsanmi: 실명일까요? 아나그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감독은 적당히 으슬으슬하고 두려운 분위기를 잘 살려내요.

결국 <포스 카인드>는 이런 종류의 영화가 취할 수 있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지점을 향해 움직입니다. 확실히 진부하고 허무해요. 하지만 저는 그러한 결말이 영화가 추구하는 두려움이나 혼란, 의심(회의가 더 적합할 것입니다)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더없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혹시 이 모든 게 사실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외계인에게 납치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숨기고픈 조직적인 움직임이 <포스 카인드>의 진실을 웃음거리로 조작했을지도 모르죠. 어쩌면 밀라 요보비치도 매수, 또는 협박에 의해서 거대한 진실을 은폐하는 것은 아닐까요? 어쨌든 불빛이 꺼진 어둠 속에서 <포스 카인드>를 즐기고 말고는 온전히 여러분의 몫인 겁니다. “믿거나 말거나”, 아니면 “즐기거나 말거나”이겠죠. 유주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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