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인 디 에어> - 혼자라도 괜찮아?

REVIEW ON 2010/03/12 10:47 Posted by '미래


“넌 너무 고립됐어.” 휴대폰 너머로 누나가 충고한다. “주위에 온통 사람들뿐인데?”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공항 터미널을 바삐 걷던 그가 받아친다. 건조한 표정으로 흩어져 가는 인파를 성의 없이 둘러보면서.

행복은 상대적이다. 라이언(조지 클루니)은 1년 내내 출장을 다니며 차곡차곡 쌓이는 항공 마일리지에 흐뭇해하는 남자다. 자동차와 집에 대한 소유욕 같은 건 애초에 버렸고, 친구와 가족에 대한 필요성도 못 느낀다. 이런 건 모두 라이언에게 있어 인생의 잡동사니와 같다. 그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떠돌이이자 홀로 늙어가는 외톨이다. 하지만 그는 고독하지 않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삶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언은 ‘상대방의 눈을 봤을 때 그 사람이 내 영혼을 보는 게 느껴지면서 온 세상이 고요해지는 느낌’ 같은 건 겪어본 적이 없다. ‘누구나 꿈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인 결혼’을 꿈꾸지도 않는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생겼을 때 누군가가 옆에 있는 것이 더 기쁘고 덜 슬프다는 걸 인정하지만 혼자여도 상관없다고 여긴다.

  
그러던 그에게 자신과 꼭 닮은 여자 알렉스(베라 파미가)가 나타난다. 출장 애호가이자 마일리지에 흥분한다는 공통점 외에도 서로에게 짐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깔끔하게 욕구를 나누는 것도 똑 같다.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라이언은 본인이 그렇게 비워내자 주장하던 인생의 짐을 짊어지게 된다. 알렉스는 라이언에게 거울과도 같은 존재다. 알렉스를 보며 라이언은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사는 게 진짜 행복한 건지 생각해 본다. 인간미 없는 풋내기 신입사원 나탈리(안나 켄드릭)가 “당신처럼 살면 사람을 사귈 수 없다”고 비판한 것이 비로소 가슴에 와 닿는다. 결국 그렇게 원하던 마일리지 목표치를 달성한 순간 라이언이 느낀 건 허탈함이다. 역시 기쁜 일은 누군가 함께 나눠야 더 기쁜 법이다. 어김없이 출장을 위해 공항에 선 라이언은 여전히 자유로운 외톨이지만, 그의 배낭은 완전히 텅 비진 않았다.

제이슨 라이트만은 인간과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 속에 사회적 이슈를 부드럽게 끌어안으면서 무엇보다 참 ‘재미있게’ 풀어낼 줄 아는 감독이다. 또한 그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뭔지, 그것이 영화를 얼마나 빛나게 해주는 지 잘 알고 있다. <주노>를 통해 임신이라는 날벼락을 맞은 여고생이 얼마나 당당하고 주체적일 수 있는 지 보여줬고, <인 디 에어>에서는 ‘항공마일리지 오타쿠’이자 지독한 개인주의자인 중년남을 과장되지 않고 말끔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물론 배우의 역할도 크지만, 엘렌 페이지와 안나 켄드릭을 발견하고 조니 클루니를 설득한 재능은 온전히 그의 것이다. 이제 제이슨 라이트만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것은 더 없이 설레는 일이 되어 버렸다. 정미래 기자(FILMON)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film-on.kr/trackback/862 관련글 쓰기

  1. 인 디 에어, 삶의 방식에 대한 방정식과 고찰

    Tracked from 세상을 지배하다  삭제

    인 디 에어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2009 / 미국) 상세보기 Movie Info 10대 미혼모의 이야기를 재치 있게 그려내며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던 영화 <주노>의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차기작 <인 디 에어>. 제이슨 라이트먼은 월터 컨의 동명 소설 원작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각색하여 영화로 만들어 냈다. 조지 클루니가 연기한 라이언 빙햄(크레이지 하트의 주제곡 'The Weary Kind'를 부른 가수와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다)이란 인물은..

    2010/03/13 08:40
  2. 당신이 탄 비행기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 - [인 디 에어]

    Tracked from 컬쳐몬닷컴  삭제

    ⓒ CJ엔터테인먼트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출연 조지 클루니, 베라 파미가, 안나 켄드릭, 에이미 모튼, 멜라니 린스키, 대니 맥브라이드 등 2009. 미국. @ 아트하우스 모모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노>라는 영화를 아쉽게도 보지 못했지만, 많은 언론이나 영화관계자들이 지난 십년의 영화들 중 베스트목록에 올려놓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주노>의 엘렌 페이지가 출연한 영화..

    2010/03/13 20:31
  3. 인 디 에어(Up in the air, 2009) - 서투른 행복보다 더 나은 현실이 필요해

    Tracked from 새우깡소년, Day of Blog  삭제

    누구에게나 가지고 싶은 혼자만의 현실, 그리고 자신만이 가지고 있던 이상적인 꿈의 현실. 어떻게 보면 모두가 꿈꾸지만 막상 자신의 발 앞에 떨어진 난관에 스스로 굴복하고 말아야 하는 인생을 잡고야 말죠. 그게 바로 우리들의 현실이니깐요. <본 리뷰에는 일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안 보셨더라도 너무 궁금하다면 보세요!> 인 디 에어. 베테랑 해고 전문가이자 자신이 목표로 했던 항공 마일리지 7번째 플래티넘 카드를 받으면서야 마주치게 된 현실은..

    2010/03/15 00:20
  4.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 유쾌함 뒤에 숨겨진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Tracked from soulfood  삭제

    개봉 전부터 상당히 기대를 했었고, 관람하지도 못한 영화이지만 막연한 기대감때문에 얼마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을 내심 응원했던 <인 디 에어>가 마침내 국내 개봉했다. 사실 얼마전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특별상영을 했을 때 조금이라도 일찍 보고싶은 마음에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정식개봉 후 관람하게 되었다. 여기저기서 영화 소식을 찾아보는 사람들은 본인처럼 이 영화를 오래전부터 기다려왔을 것이다. <..

    2010/03/15 01:3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twitter.com/inspirebird BlogIcon 은경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잘 읽다 가요 저도 이 영화 극장에서 봤어요

    2010/07/17 10:32

◀ Prev 1  ...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 740  Next ▶

카테고리

FILMON (740)
REVIEW ON (343)
FEATURE ON (121)
PEOPLE ON (86)
CULTURE ON (68)
ESSAY ON (59)
TALK ON (15)
FOCUS ON (39)
NOTICE ON (8)
CONTACT US (1)

영화웹진 FILMON

'미래'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미래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Copyrightⓒ FILM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