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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50년대, 보스턴 근교의 섬 셔터 아일랜드에는 꿈에 나올까(정확하게는 그 곳에 수용될까) 무서운 정신병원이 있습니다. 겉모습도 병원이라기보다는 귀신의 집처럼 보여요. 그런데 그곳에서 어느 환자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사면이 거친 바다로 둘러쳐져 있어 탈출이 불가능한데도 말이죠. 연방보안관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동료 척(마크 러팔로)와 함께 셔터 아일랜드에 방문합니다. 그런데 이 정신병원, 왠지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아요. 의사도 간호사도 그리고 환자들도 모두 의뭉스러워 보입니다. 더구나 때마침 불어 닥친 태풍이 모두를 섬에 고립되게 만들어요. 테디는 과거의 트라우마와 함께 찾아온 환영에 정신없이 시달리면서 얽히고설킨 사건 속으로 침잠해 들어갑니다.

여기서 <셔터 아일랜드>의 정체를 밝혀야겠군요. <셔터 아일랜드>는 스릴러 영화가 아닙니다. 은근슬쩍 공개된 시납시스를 보자면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조밀한 추리물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하기야 데니스 루헤인의 원작소설 <살인자들의 섬>부터가 그렇습니다. 스릴러처럼 보이는 외형만을 취하고 있었지 그 속은 전후 미국의 정서적인 불안이나 히스테리를 극단적으로 압축시킨 작품이죠. <셔터 아일랜드>는 단순하게 말해 혼란스러운 심리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에너지는 중반이후 그야말로 정신없이 연쇄 폭발하는 테디 다니엘스의 내면묘사에 집약됩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고전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화면 곳곳을 고색창연한(하지만 노련하게 계산되어 있는 현대적인 아름다움 역시 충만한) 색상과 구도, 연기로 채워나갑니다. 흔히들 영화의 색상을 두고 히치콕 영화를 언급하는데 정말 테크니컬러 같습니다. 배나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고전 영화의 그것처럼 지나가는 배경을 마치 오려붙인 그림처럼 처리하고 말이죠. 게다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제임스 스튜어트처럼 보입니다(오늘날 같은 시대에 이런 표정과 모션, 그리고 연극적인 대사를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배우는 매우 드물어요. 그는 폭발적인 감정연기로 널리 알려졌지만 오히려 그의 진면목은 이렇게 양식화된 연기력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장면이 어둡고 괴팍하지만 완벽하게 통제, 세공되어 의미심장하고 아름답습니다. 로비 로버트슨이 선정한 음악들은 이러한 화면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데, 정말 어느 순간 이후부터는 황홀한 느낌의 연속입니다. 비록 중반 이후 난해한 심리묘사로 관객을 혼을 빼놓기는 하지만 영화의 표현력이 역동적이라 충격적이고 불편한 만큼 강렬한 쾌감이 공존합니다. 반드시 극장에서 관람하세요. 조명의 활용이 출중해서도 그렇지만,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위치 선정이 작은 화면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세밀함으로 가득합니다. 유주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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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upab.tistory.com BlogIcon supab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순히 영화의 배경뿐 아니라 비쥬얼적인 표현방법까지도 과거로 돌아가는 스콜세지의 연출에 놀라웠습니다.
    관객들에게는 그 부분이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네요. 그래도 극의 마지막에는 우리나라 관객이 좋아하는 요소가 포함되어있는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0/03/19 17:07
    • Favicon of http://zooha.tistory.com BlogIcon 쥬하  수정/삭제

      근래에 와이드 릴리즈로 풀린 영화들 중에서 이 정도로 영화다운 영화가 과연 얼마나 있었던가 싶더군요.

      2010/03/26 00:41
  2. 20100321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로 고립된 섬이라는 설정에 심히 정서적 공감을 하며 지방영화관의 상영스케줄이 있길 희망합니다.^^

    2010/03/21 18:48
    • Favicon of http://zooha.tistory.com BlogIcon 쥬하  수정/삭제

      스크린 수가 생각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네에 있는 멀티플렉스에 갔다가 이 영화가 한 관에만 걸려 있는 걸 보고 좀 당황했더랬습니다

      2010/03/2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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