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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개봉합니다. <아바타>를 제쳐버렸던 그 문제의 작품! 작품상, 감독상 등 총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허트 로커>가 마침내 한국에서 개봉합니다(2008년 작품이라니까요). 그러고 보면 아카데미의 안목이란 것이 참 날카로워요. 이미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있던 <아바타>를 적당히 끌어들이되 뜻밖의 복병에게 작품상과 감독상을 안겼으니, 이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영화의 흥행에(한 마디로 돈에) 초연함을 선포하는 동시에, 오히려 시상식의 흥행은 매우 효과적으로 챙기는 효과를 낳았지요.
작정하고 따지자면 그렇게 이상한 선택은 아니에요. 근래 몇 년간 아카데미는 박스오피스 성적보다는 적당히 아트하우스의 향기가 넘실거리는 작품에 관심을 보였죠. 하지만 이번 <허트 로커>의 아카데미 제패는 확실히 흥행카드로서의 면모가 남달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허트 로커>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은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과 한때, 한 침대를 썼던 사이였으니 말이죠. 역대 최고의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전남편과, 전쟁에 대한 미국의 죄의식을 적당히 찌르고 얼른 전부인. 이만한 그림이 나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지난 3월 7일 미국 로스엔젤리스 코닥극장에서 <허트 로커>의 작품상, 감독상이 발표되었을 때, 전 세계 기자단의 카메라는 캐서린 비글로우와 제임스 카메론의 상호작용을 잡아내기 위해 렌즈를 부라리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이걸 아카데미의 제치라고 해야겠죠. 성동격서라고도 할 수 있고, 일석이조라고도 할 수 있고 말입니다.
저는 <허트 로커>가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마냥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미국이 말하고 재구성하는 전쟁이라는 테마가 지금 시대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자꾸만 생각하게 되더군요. “전쟁에 너무 빠지면 그것에 중독된다”라는 식의 문구는 제법 근사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근사한 말들로 치장한 그네들의 전쟁은 역시나 우리의 전쟁이기도 한 고로, 마음 한 구석에서 거부감이 일 수밖에요. 전쟁은 전쟁대로, 그에 대한 성찰은 성찰대로 모두 미국이 중심이라니 이거 무슨 모노드라마인가요? 유독 미국에서 전쟁영화가 쏟아지는 것은 적잖이 괴상합니다. 이건 마치 ‘조직’에서 폭력을 성찰하는 영화를 찍어내는 것과 같잖아요. 물론 영화 내부의 문제는 아니겠죠. 하지만 <허트 로커>같은 영화라면 영화 내부의 것들만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한 것입니다.
저의 질문은 이렇습니다. “모든 행동과 그에 따른 성찰까지 한 국가가 점령하고 있는 이 세계는 지금 정상인가?” 아카데미의 징그럽도록 능숙한 수완을 바라보면서 저는 쏠려만 가는 이 세계의 모습을 다시금 확인한 기분이었습니다. 한심한 일이죠. 영화적으로 좋은 작품을 두고도 이런 생각에 빠지다니요. 정말 ‘레알’ 현실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유주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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