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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 열정없는 리메이크

REVIEW ON 2010/05/19 22:16 Posted by 쥬하


저는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일단 그 점을 미리 밝혀둬야 하겠군요. 저는 영화보다 현실이 더 무서운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공포영화의 기본적인 효과, 가령 가슴을 졸이게 하거나, 놀라게 하는 것에 애정이 있으신 분이라면 저의 이러한 성향을 어느 정도 감안하셔야 할 겁니다. 그러니까 저에게 있어 공포영화란, 장르 자체가 갖고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하거나(<드래그 미 투 헬>처럼 말이죠), 당대의 무의식을 음험하게 자극하는 악몽을 만들어내지 않고서야(기독교가 심어놓은 기호들을 악몽으로 풀어낸 <엑소시스트>처럼 말입니다) 그다지 감흥이 없는 영역입니다.

때문에 2010년 다시 만들어진 <나이트메어>를 보고난 저의 소감으로 말씀드리자면 그야말로 이보다 더 지루한 시간도 드물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원래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13일의 금요일>시리즈와 함께 198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공포프랜차이즈였습니다. 그 구성 역시 <13일의 금요일>시리즈와 매우 유사했고요. 말하자면 적당한 섹스신과 잔혹한 고어신. 더 이상의 것들은 사족에 불과했습니다. 시리즈가 양산되는 동안 수많은 청춘남녀들이 어찌해보기도 전에 목숨을 잃었어요. 그래도 2010년만큼 허무하게 목숨을 잃은 적은 없었을 겁니다. 2010년 판 <나이트메어>는 전작들이 보여줬던 모종의 활기, 위험한 분위기를 완전히 잃어버렸으니까요.


여기에 대해선 흥미로운 가설이 있습니다. 1980년대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성문화는 사회적인 현상이면서 동시에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 갈등의 큰 이유이기도 했습니다(웃기는 일이죠, 히피 세대의 부모가 성적 자유에 대해 왈가왈부하다니요). 앞서 언급한 <나이트메어> <13일의 금요일> 두 시리즈가 전시하는 대부분의 장면들은 젊은 청춘들이 열정어린 섹스를 시작하려다가 마치 처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학살당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요. 때문에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했지요. 영화의 제작단계에서 기성세대의 입김이 영화의 형식에 일종의 경고(예를 들어 "신세대들의 무분별한 성행위가 그들의 죽음의 원인이다"와 같은)를 심었다는 것, 또는 작가들이 내지는 작가들의 무의식이 당시의 세대 간의 충돌을 공포영화의 장르 형식 안에서 자연스레 구현했다는 것입니다.

돌이켜보자면 1980년대의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그 형식은 무척이나 단순했어도 당대의 관객과 함께 상호작용을 하면서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요소들을 좀 더 큰 낙차와 압력으로 떨어뜨리거나 뿜어내곤 했습니다. 그에 비해 리메이크한 2010년 판 <나이트메어>에서는 그 어떠한 낙차도 압력도 느껴지지가 않아요. 물론 좀 더 매끄럽게 다듬은 화면이나 음향, 그리고 편집들을 살펴볼 수는 있지요. 게다가 새로운 프레디 크루거도 있고요. 하지만 그 어떤 장면에서도 우리의 무의식을 자극하는 악몽이나 장르 자체의 가능성을 넘나드는 참신한 표현력을 발견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지루하고 열정 없는 동어반복이 계속될 뿐이죠. 저는 제작을 맡은 마이클 베이가 이런 리메이크를 자주 시도하는 것이 매우 불온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돈이 중요하다지만 이런 식의 열정 없는 리메이크는 정말 곤란한 일입니다. 유주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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