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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로버트 드니로)는 열심히 일해 사남매를 남부럽지 않게 키운 가장이다. 어느덧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된 그는 퇴직 후 정원을 가꾸며 혼자 외롭게 살고 있다. 아내는 먼저 세상을 떠났고, 출가한 아들딸은 미국 각지에 흩어져있다. 이제 프랭크의 유일한 낙은 일 년에 한 번 명절에 찾아오는 자식들을 보는 것이다.

비싼 와인과 바비큐 그릴을 준비해 놓고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는 프랭크. 하지만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일이 생겨서 못 오겠다고 전화를 해온다. 실망한 그는 아이들을 직접 찾아가기로 한다. 연락 없이 방문해 깜짝 놀라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심장이 안 좋아 비행기를 탈 수 없는 프랭크는 버스와 기차를 타고 뉴욕, 시카고, 덴버를 거쳐 라스베이거스까지 긴 여행을 떠난다.


자식들 뒷바라지를 위해 일터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은 사람, 자식에게 남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다그치는 사람, 그래서 자식들과 살갑게 속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던 사람. <에브리바디스 파인>(Everybody’s Fine, 2009)은 그런 아버지의 뒤늦은 깨달음을 그린 로드무비다. 전선 공장에 젊은 날을 바친 프랭크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고 자부한다. 화가, 지휘자, 광고회사 중역이 되어 잘 살고 있는 아들딸이 마냥 자랑스럽다. 하지만 연락 없이 방문해 자식들의 진짜 삶을 목격한 프랭크는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된다.

일과 가정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딸 에이미(케이트 베킨세일)는 남편과 불화를 겪고 있었으며, 무용수 딸 로지(드류 배리모어)는 몰래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었고,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알고 있었던 아들 로버트(샘 록웰)는 사실 드러머였다. 그리고 프랭크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화가 아들 데이비드(오스틴 리시)는 약물중독에 빠져 있었다.


누구보다 잘 지내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자식들은 하나도 잘 지내고 있지 않았다. 아무도 프랭크에게 자신의 고민과 처지를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았으며, 행복한 가정에 멋진 직업을 가진 것처럼 위장을 했던 것이다. 자식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우기 위해 치열하게 일하며 잘 살라고 충고했지만, 정작 자식들에게 필요한 건 모든 걸 터놓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아버지였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고생을 잘 알기에 아버지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대신 진실을 숨겼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1990년에 만든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에브리바디스 파인>. 커크 존스 감독의 소박하면서도 개성이 살아 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예닐곱 꼬마로 돌아간 자식들과 식탁에 마주 앉은 백발의 프랭크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꿈 속 장면, 전선을 만들며 자기 방식대로의 자식 사랑을 실천했던 프랭크의 진심을 전봇대와 전봇대로 끝없이 이어진 전선으로 표현한 장면 등이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로버트 드니로의 가장 수수하지만 최고로 심금을 울리는 연기를 만날 수 있다. 서툴고 투박해서 더 애틋한 부정(父情)을 참 아름답게 펼쳐보인다. 골든 글로브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폴 매카트니의 노래 ‘(I Want To) Come Home’은 해피엔딩에 진한 여운을 더한다. 미개봉작으로 묻히기엔 아까운 영화다. 정미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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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쿠키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벼운 가족코메디인줄 알고 봤는데 생각보다 감동적인 영화더군여. 영화 속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의와 많이 닮아서 더 공감하면서 봤슴다

    2010/08/19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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